2005년 07월 02일
'포마토'를 아십니까?
Stem Cell 이라는 용어가 ‘줄기세포’ 라는 이름으로 일반인도 다 들어봤을 용어로 회자되고, ‘줄기세포 사업 참여’ 라는 공시 하나에 골판지 회사의 주가가 10배 오르는 요즘의 세태에서 언뜻 떠오른 단어가 있습니다.
‘포마토’ (Pomato)
이게 뭐냐구요? ‘포마토’ 가 뭔지 모르시는 분을 위해서 약간의 시대적 상황(?) 을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1980년대 초에 한국의 몇몇 학자분들에 의해서 최초의 ‘유전공학붐’ 이 조성된 일이 있습니다. 지금은 ‘생명공학연구소’ (KRIBB) 이라고 불리는 곳의 전신인 ‘유전공학연구소’ 가 설립된 것도 이때이고, 몇몇 대학에 유전공학과가 설립된 것도 바로 이때입니다. (그 당시 대학 수석 입학자가 유전공학과에 지원하는 것도 일상적인 일이었습니다) 또한 과학잡지, 소년 잡지에서 ‘유전공학’ 의 성과물로 이런 게 가능하다라고 떠들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포마토’ (Pomato) 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뭔가 하니, ‘포테이토’ 와 토마토의 합성 단어가 바로 이 ‘포마토’ 입니다. 당시에는 최신 기술이었던 세포융합 기술을 이용하여 감자 세포와 토마토 세포를 융합시켜서 식물체를 만들어 내면, 위에는 토마토가 열리고, 아래는 감자줄기가 자라고, 한마디로 꿩먹고 알먹고 하는 신품종 작물이 된다…

‘유전공학 시대가 오면 이런 것 쯤은 ‘그까이꺼~’ 하고 만들어 낼 수 있다’ 라는 기사가 일간지 과학면에 등장하던 때입니다.
물론 여기에 직접적으로는 관련도 없는 제한효소로 DNA 잘라 붙이는 사진도 양념으로 들어가구요..
그 ‘포마토’ 이후 어언 20년.
물론 그동안 국내의 생명관련 연구의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언감생심 꿈도 못꾸었던 네이쳐, 사이언스, 셀 같은 최정상급 학술지에 순수히 국내에서 수행된 연구가 종종 퍼블리시 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JBC 같은 데는 개나소나 내는 것 아니냐” 라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구요..
(개나 소도 못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듣기 거북한 이야기였습니다만. -.-;; )
그러나 여전히 ‘포마토’ 는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 그런 게 실용화 가능하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바보였지요..-.-;; )
그렇지만 ‘포마토’ 대신 다른 새로운 것이 ‘포마토’ 의 역할을 하고 있지요.
즉, ‘줄기세포’ 라는 이름의 ‘뭔지 모르지만 앞으로 엄청 중요한 것’ 이 대중의 화제에 오르고,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불치병도 다 고치고, 강원래도 휠체어에서 몇 년 안에 일어나게 되고, 반도체나 LCD 뒤를 잇는 ‘캐시카우’ 가 되서 한국의 성장동력이 된다는 이야기가 일간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줄기세포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포마토’ 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고로 1980년대 초의 ‘유전공학 붐’ 은 그다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유전공학 관련 연구소’ 하나쯤은 갖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고 해서 급하게 세워진 국내 대기업의 미국 현지 연구소는 몇 년을 못버티고 다 문을 닫았고,
국내에서 개발된 ‘유전공학 제품’ 역시 제대로 된 것 하나 없습니다.(물론 ‘카피 제품’ 이라면 몇 가지 있긴 하지만요)
이렇게 한번 속아본 경험이 있는 대기업들은 이후에도 바이오 쪽에 대한 투자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있죠. 그러나 이 추세가 ‘벤처’ 로 넘어가서 인간 지놈 초안이 나왔을 때 한번, 그리고 지금 다시 한번 ‘눈먼 돈’ 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열기가 식고, ‘줄기세포’ 가 이전의 ‘포마토’ 처럼 그리 빨리 ‘돈’ 이 나오는 테마가 아니라는 인식이 대중들에게 확산되면 아마도 지금의 바이오 벤처의 붐은 사라질 것이고, 두번 다시 재기하지 못할 가능성도 많습니다.
아무리 일반인들이 바이오에 대해서 무지하다고 해도 ‘세 번’ 속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포마토’, ‘지놈 프로젝트’, ‘줄기세포’ 에 혹해 바이오 쪽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이 아닐까요. 인력은 잔뜩 양성되어 있는데 일자리는 없고, 그러니 라면만 먹으면서 ‘월화수목금금금’ 내지는 ‘월월화수목금금’ (구 일본 해군의 달력도 이랬답니다) 스케줄로 노동력을 착취당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젊은 바이오 관련 인력들이 아닐까요.
글쎄요. 대중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고, ‘줄기세포’ 가 한물 간후 몇 년 후에는 새로운 ‘Buzzword’가 등장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때도 과연 지금의 ‘줄기세포’ 처럼 Buzzword로써의 역할을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양치기 소년의 ‘늑대가 왔다’ 에 마을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는 것도 3번이고, ‘포마토’, ‘지놈 프로젝트’, ‘줄기세포’ 도 3번입니다.
지금의 '줄기세포 신드롬' 을 보면서 왜 '포마토' 가 생각나는 것일까요.
지금의 대중 사이에서의 '이상 기대심리' 는 한국의 바이오 학계 및 산업계에 '쓰나미'로 돌아오는 것은 아닐까요?
‘포마토’ (Pomato)
이게 뭐냐구요? ‘포마토’ 가 뭔지 모르시는 분을 위해서 약간의 시대적 상황(?) 을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1980년대 초에 한국의 몇몇 학자분들에 의해서 최초의 ‘유전공학붐’ 이 조성된 일이 있습니다. 지금은 ‘생명공학연구소’ (KRIBB) 이라고 불리는 곳의 전신인 ‘유전공학연구소’ 가 설립된 것도 이때이고, 몇몇 대학에 유전공학과가 설립된 것도 바로 이때입니다. (그 당시 대학 수석 입학자가 유전공학과에 지원하는 것도 일상적인 일이었습니다) 또한 과학잡지, 소년 잡지에서 ‘유전공학’ 의 성과물로 이런 게 가능하다라고 떠들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포마토’ (Pomato) 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뭔가 하니, ‘포테이토’ 와 토마토의 합성 단어가 바로 이 ‘포마토’ 입니다. 당시에는 최신 기술이었던 세포융합 기술을 이용하여 감자 세포와 토마토 세포를 융합시켜서 식물체를 만들어 내면, 위에는 토마토가 열리고, 아래는 감자줄기가 자라고, 한마디로 꿩먹고 알먹고 하는 신품종 작물이 된다…

‘유전공학 시대가 오면 이런 것 쯤은 ‘그까이꺼~’ 하고 만들어 낼 수 있다’ 라는 기사가 일간지 과학면에 등장하던 때입니다.
물론 여기에 직접적으로는 관련도 없는 제한효소로 DNA 잘라 붙이는 사진도 양념으로 들어가구요..
그 ‘포마토’ 이후 어언 20년.
물론 그동안 국내의 생명관련 연구의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언감생심 꿈도 못꾸었던 네이쳐, 사이언스, 셀 같은 최정상급 학술지에 순수히 국내에서 수행된 연구가 종종 퍼블리시 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JBC 같은 데는 개나소나 내는 것 아니냐” 라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구요..
(개나 소도 못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듣기 거북한 이야기였습니다만. -.-;; )
그러나 여전히 ‘포마토’ 는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 그런 게 실용화 가능하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바보였지요..-.-;; )
그렇지만 ‘포마토’ 대신 다른 새로운 것이 ‘포마토’ 의 역할을 하고 있지요.
즉, ‘줄기세포’ 라는 이름의 ‘뭔지 모르지만 앞으로 엄청 중요한 것’ 이 대중의 화제에 오르고,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불치병도 다 고치고, 강원래도 휠체어에서 몇 년 안에 일어나게 되고, 반도체나 LCD 뒤를 잇는 ‘캐시카우’ 가 되서 한국의 성장동력이 된다는 이야기가 일간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줄기세포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포마토’ 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고로 1980년대 초의 ‘유전공학 붐’ 은 그다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유전공학 관련 연구소’ 하나쯤은 갖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고 해서 급하게 세워진 국내 대기업의 미국 현지 연구소는 몇 년을 못버티고 다 문을 닫았고,
국내에서 개발된 ‘유전공학 제품’ 역시 제대로 된 것 하나 없습니다.(물론 ‘카피 제품’ 이라면 몇 가지 있긴 하지만요)
이렇게 한번 속아본 경험이 있는 대기업들은 이후에도 바이오 쪽에 대한 투자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있죠. 그러나 이 추세가 ‘벤처’ 로 넘어가서 인간 지놈 초안이 나왔을 때 한번, 그리고 지금 다시 한번 ‘눈먼 돈’ 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열기가 식고, ‘줄기세포’ 가 이전의 ‘포마토’ 처럼 그리 빨리 ‘돈’ 이 나오는 테마가 아니라는 인식이 대중들에게 확산되면 아마도 지금의 바이오 벤처의 붐은 사라질 것이고, 두번 다시 재기하지 못할 가능성도 많습니다.
아무리 일반인들이 바이오에 대해서 무지하다고 해도 ‘세 번’ 속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포마토’, ‘지놈 프로젝트’, ‘줄기세포’ 에 혹해 바이오 쪽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이 아닐까요. 인력은 잔뜩 양성되어 있는데 일자리는 없고, 그러니 라면만 먹으면서 ‘월화수목금금금’ 내지는 ‘월월화수목금금’ (구 일본 해군의 달력도 이랬답니다) 스케줄로 노동력을 착취당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젊은 바이오 관련 인력들이 아닐까요.
글쎄요. 대중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고, ‘줄기세포’ 가 한물 간후 몇 년 후에는 새로운 ‘Buzzword’가 등장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때도 과연 지금의 ‘줄기세포’ 처럼 Buzzword로써의 역할을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양치기 소년의 ‘늑대가 왔다’ 에 마을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는 것도 3번이고, ‘포마토’, ‘지놈 프로젝트’, ‘줄기세포’ 도 3번입니다.
지금의 '줄기세포 신드롬' 을 보면서 왜 '포마토' 가 생각나는 것일까요.
지금의 대중 사이에서의 '이상 기대심리' 는 한국의 바이오 학계 및 산업계에 '쓰나미'로 돌아오는 것은 아닐까요?
# by | 2005/07/02 00:52 | Science | 트랙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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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Too good to be true
http://medialab.egloos.com/1054251 </span......more
줄기세포와 비교하니.. 왠지.. 줄기세포의 미래가 암울하게 느껴지는것인지.
좋은글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