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8일
노벨상을 탈 뻔한 버스운전사
바이오매니아님 블로그와 npr news 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된 이야기라는 것을 밝혀둔다. (Citation 하는 버릇은 중요하지요. ㅎㅎ)
금년의 노벨 화학상은 이미 알다시피 해파리 유래 형광단백질 GFP 를 최초로 발견하고 (Shimomura) 이 유전자를 최초로 C.elegans 와 E.coli 와 같은 다른 생물에 도입하여 유전자 발현 및 단백질 위치의 마커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히고 (Chalfie) GFP의 작용 메카니즘을 규명하고, 나아가서 다른 파장의 빛을 형광으로 내는 돌연변이 GFP를 만드는 등의 후속연구를 한 (Tsien) 세 사람에게 돌아갔다.
그런데 단백질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노벨상을 탔는데, 그렇다면 그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최초로 분리한 사람은 지금 뭐하고 있는가 ? 지금이야 많은 생물의 지놈 시퀀스가 결정되어 있고 따라서 DNA 혹은 RNA 시료만 있으면 특정한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PCR을 통해 간단히 클로닝할 수 있는 시대지만, 지놈 시퀀싱 이전 시대에는 특정한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하나 찾아내고, 염기서열을 결정하고, 단백질을 발현하여 특성을 파악하는 데에만 몇 년 걸리던 시절도 있었다. 특히 그 단백질이 중요한 단백질일수록 특정한 유전자를 누가 먼저 클로닝하여 확보하느냐가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시대이기도 했었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해파리 형광유전자를 다른 생물에 도입하여 다른 용도로 이용한 것이 노벨상의 핵심 업적이므로 유전자를 해파리에서 분리해 낸 업적은 당연히 중요한 일일 수 밖에 없다.
물론 GFP 유전자를 최초로 클로닝하고 그 염기서열을 결정하여 논문으로 발표한 사람은 있지만 이번에 노벨상 탄 3명은 아니다. 그 사람은
당시 우즈홀 해양연구소 (Woods Hall Oceanographic Institution) 에 근무하던 더글러스 프레셔 (DC Prasher) 라는 사람이다. Tsien 과 Chalfie 두 사람 모두 이 사람으로부터 클로닝된 GFP 유전자를 받아서 노벨상을 받게 된 후속 실험을 했으며 이들에게 노벨상을 안겨주었다고 생각되는 논문들에도 프레셔는 공동 저자로 올라와 있다.

프레셔로부터 받은 GFP 유전자를 대장균 (E.coli) 및 예쁜꼬마선충 (C.elegans) 에 도입하여 형광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인 Chalfie의 논문

형광을 내는 fluorophore 가 GFP 내의 어떤 아미노산에 의해서 만들어지며, 산소에 의한 아미노산의 산화가 필수적이고, 해당 아미노산을 변화시키면 서로 다른 파장의 형광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밝힌 Tsien의 논문
비록 제일저자나 책임저자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프레셔가 GFP 유전자를 이들에게 제공하지 않았다면 이들의 운명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는 최대 3명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끝발이 밀린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이 사람은 GFP 연구에 지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임은 분명하다. 노벨상 수상자 Chalfie 도 "그 사람의 연구는 우리 실험실에서 얻은 결과에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했다. 나 말고 프레셔와 다른 두명한테 노벨상을 줬을 수도 있다" 라고 한 것을 보면 이 사람의 연구업적은 노벨상 수상자에 버금가는 것이라는 데는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하면...
알라바마 헌츠빌의 자동차 판매매장에서 셔틀버스 운전을 하고 있다고 한다. 셔틀버스...??
이 사람은 우즈홀 해양연구소에서 1988년부터 GFP 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실제로 GFP 를 다른 단백질과 융합하여 표지자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창한 사람도 바로 이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NIH 연구비를 받아서 연구를 수행해서 해파리에서 GFP 유전자를 클로닝하는데까지는 성공하였다.이 사람도 대장균에서 GFP 유전자를 넣어서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형광을 관찰할 수 있는지를 시도하긴 했지만 발현에 실패하였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대장균에서라도 성공했다면 이 사람도 이번에 노벨상 수상자에 포함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사람이 받은 연구비는 2년짜리였고 연구비는 더 이상 연장되지 않아서 후속 실험을 수행할 수 없었다. 당연히 실험실도 계속 유지할 수 없었고..그리하여 GFP 유전자를 클로닝하여 염기서열을 결정한 논문을 낸 이후에 유전자를 Tsien 과 Chalfie에게 주었고 (논문 나오면 이름이나 같이 넣어줘 정도 부탁하고) 그 다음의 이야기는 이제 전설이 되었다.
그 이후에도 이 사람은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은 듯 하다. 우즈홀 해양연구소에서 나와서 그동안 하던 GFP 연구는 그만두고 미 농무성 연구소에서 나방 관련 연구, NASA관련 연구소에서 기타 연구를 수행하다가 하던 연구 프로젝트가 정리되는 바람에 2년 전에 직장을 잃었다고.그래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셔틀버스 운전을 시작. 그러나 아직도 기회가 있다면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상태.
그렇지만 자신이 분리한 유전자를 분양해서 다른사람이 노벨상을 타게 될 연구를 하게 된 것에 대해서 아쉽다거나 하지는 않다고.
"When you're using public funds, I personally believe you have anobligation to share," Prasher said. "I put my heart and soul into it,but if I kept that stuff, it wasn't gonna go anyplace."
"정부돈을 써서 연구를 했다면 개인적으로 이러한 연구 성과물은 (동료 연구자들과) 공유해야 할 의무가 있다 믿는다" 라고 말한다. "나는 그 연구를 하는데 나의 모든 것을 바쳤지만, 내가 그냥 다른사람 안주고 가지고 있어봐야 아무것도 안 되었을 거다"
"그 사람 (노벨상 수상자) 들이 우리 동네에 오면 꼭 밥한끼 사야한다" 라는 프레셔씨.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겠지만, 요즘 한국 상황이라면 대학교나 연구소 근처 통닭집 아저씨, 혹은 의전원 입시학원 강사선생님이 갑자기 노벨상 수상자가 되더라 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좋은 연구업적을 냈지만 논문편수가 부족해서 재임용이 안됐거나, 포닭만 죽어라 하다가 생활고에 못이겨서 등등의 이유로 연구에서 손털고 통닭집을 차리거나 의전원 입시학원에 투신한지 어언 20년째. 그런데 옛날에 하던 연구결과가 뒤늦게 빛을 봐서 노벨상..ㅠㅠ
금년의 노벨 화학상은 이미 알다시피 해파리 유래 형광단백질 GFP 를 최초로 발견하고 (Shimomura) 이 유전자를 최초로 C.elegans 와 E.coli 와 같은 다른 생물에 도입하여 유전자 발현 및 단백질 위치의 마커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히고 (Chalfie) GFP의 작용 메카니즘을 규명하고, 나아가서 다른 파장의 빛을 형광으로 내는 돌연변이 GFP를 만드는 등의 후속연구를 한 (Tsien) 세 사람에게 돌아갔다.
그런데 단백질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노벨상을 탔는데, 그렇다면 그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최초로 분리한 사람은 지금 뭐하고 있는가 ? 지금이야 많은 생물의 지놈 시퀀스가 결정되어 있고 따라서 DNA 혹은 RNA 시료만 있으면 특정한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PCR을 통해 간단히 클로닝할 수 있는 시대지만, 지놈 시퀀싱 이전 시대에는 특정한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하나 찾아내고, 염기서열을 결정하고, 단백질을 발현하여 특성을 파악하는 데에만 몇 년 걸리던 시절도 있었다. 특히 그 단백질이 중요한 단백질일수록 특정한 유전자를 누가 먼저 클로닝하여 확보하느냐가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시대이기도 했었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해파리 형광유전자를 다른 생물에 도입하여 다른 용도로 이용한 것이 노벨상의 핵심 업적이므로 유전자를 해파리에서 분리해 낸 업적은 당연히 중요한 일일 수 밖에 없다.
물론 GFP 유전자를 최초로 클로닝하고 그 염기서열을 결정하여 논문으로 발표한 사람은 있지만 이번에 노벨상 탄 3명은 아니다. 그 사람은
당시 우즈홀 해양연구소 (Woods Hall Oceanographic Institution) 에 근무하던 더글러스 프레셔 (DC Prasher) 라는 사람이다. Tsien 과 Chalfie 두 사람 모두 이 사람으로부터 클로닝된 GFP 유전자를 받아서 노벨상을 받게 된 후속 실험을 했으며 이들에게 노벨상을 안겨주었다고 생각되는 논문들에도 프레셔는 공동 저자로 올라와 있다.

프레셔로부터 받은 GFP 유전자를 대장균 (E.coli) 및 예쁜꼬마선충 (C.elegans) 에 도입하여 형광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인 Chalfie의 논문

형광을 내는 fluorophore 가 GFP 내의 어떤 아미노산에 의해서 만들어지며, 산소에 의한 아미노산의 산화가 필수적이고, 해당 아미노산을 변화시키면 서로 다른 파장의 형광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밝힌 Tsien의 논문
비록 제일저자나 책임저자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프레셔가 GFP 유전자를 이들에게 제공하지 않았다면 이들의 운명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는 최대 3명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끝발이 밀린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이 사람은 GFP 연구에 지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임은 분명하다. 노벨상 수상자 Chalfie 도 "그 사람의 연구는 우리 실험실에서 얻은 결과에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했다. 나 말고 프레셔와 다른 두명한테 노벨상을 줬을 수도 있다" 라고 한 것을 보면 이 사람의 연구업적은 노벨상 수상자에 버금가는 것이라는 데는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하면...
알라바마 헌츠빌의 자동차 판매매장에서 셔틀버스 운전을 하고 있다고 한다. 셔틀버스...??

그렇게 해서 NIH 연구비를 받아서 연구를 수행해서 해파리에서 GFP 유전자를 클로닝하는데까지는 성공하였다.이 사람도 대장균에서 GFP 유전자를 넣어서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형광을 관찰할 수 있는지를 시도하긴 했지만 발현에 실패하였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대장균에서라도 성공했다면 이 사람도 이번에 노벨상 수상자에 포함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사람이 받은 연구비는 2년짜리였고 연구비는 더 이상 연장되지 않아서 후속 실험을 수행할 수 없었다. 당연히 실험실도 계속 유지할 수 없었고..그리하여 GFP 유전자를 클로닝하여 염기서열을 결정한 논문을 낸 이후에 유전자를 Tsien 과 Chalfie에게 주었고 (논문 나오면 이름이나 같이 넣어줘 정도 부탁하고) 그 다음의 이야기는 이제 전설이 되었다.
그 이후에도 이 사람은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은 듯 하다. 우즈홀 해양연구소에서 나와서 그동안 하던 GFP 연구는 그만두고 미 농무성 연구소에서 나방 관련 연구, NASA관련 연구소에서 기타 연구를 수행하다가 하던 연구 프로젝트가 정리되는 바람에 2년 전에 직장을 잃었다고.그래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셔틀버스 운전을 시작. 그러나 아직도 기회가 있다면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상태.
그렇지만 자신이 분리한 유전자를 분양해서 다른사람이 노벨상을 타게 될 연구를 하게 된 것에 대해서 아쉽다거나 하지는 않다고.
"When you're using public funds, I personally believe you have anobligation to share," Prasher said. "I put my heart and soul into it,but if I kept that stuff, it wasn't gonna go anyplace."
"정부돈을 써서 연구를 했다면 개인적으로 이러한 연구 성과물은 (동료 연구자들과) 공유해야 할 의무가 있다 믿는다" 라고 말한다. "나는 그 연구를 하는데 나의 모든 것을 바쳤지만, 내가 그냥 다른사람 안주고 가지고 있어봐야 아무것도 안 되었을 거다"
"그 사람 (노벨상 수상자) 들이 우리 동네에 오면 꼭 밥한끼 사야한다" 라는 프레셔씨.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겠지만, 요즘 한국 상황이라면 대학교나 연구소 근처 통닭집 아저씨, 혹은 의전원 입시학원 강사선생님이 갑자기 노벨상 수상자가 되더라 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좋은 연구업적을 냈지만 논문편수가 부족해서 재임용이 안됐거나, 포닭만 죽어라 하다가 생활고에 못이겨서 등등의 이유로 연구에서 손털고 통닭집을 차리거나 의전원 입시학원에 투신한지 어언 20년째. 그런데 옛날에 하던 연구결과가 뒤늦게 빛을 봐서 노벨상..ㅠㅠ
# by | 2008/10/18 00:02 | Science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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